[세계불꽃놀이축제] 저녁식사하며 직관하기 + 걱정 한 스푼
용산 호텔이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거실에서 불꽃놀이 감상이 꽤 괜찮았다. 하지만 몇 년 전 호텔 2동이 들어서면서 63빌딩 왼쪽 편으로 펼쳐지는 불꽃놀이 장면 절반이 가려지는 불편한 상황이 생겼다.
그래서 여의도 세계불꽃놀이축제를 하는 시각에 맞춰 1년에 한 번 아파트 옥상을 개방한다. 예년엔 저녁을 일찍 먹고 올라가서 보았는데, 코로나19로 3년 만에 펼쳐진 이번 불꽃놀이는 저녁식사를 하며 집에서 보기로 했다.
창가로 식탁을 옮기고 냉장고 파먹기 스킬을 이용해 간단히 마련한 저녁식사를 먹기 위해 제각각 형태의 초가 급히 동원되었다. 우리 부부는 와인을, 아이는 석류주스로 색을 통일했다.
불꽃놀이는 여의도 공원 무대 음악에 맞춰 함께 봐야 제맛이긴 하나, 한 번 그 인파를 경험했다면 그것으로 족해진다.
아랫단에서 펼쳐지는 불꽃 장면은 볼 수 없음이 아쉽긴 하나, 집에서 볼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사진으로는 저 멀리 찍혀 영상보다는 눈에 담자하지만, 나의 망각 능력을 인정하며 구형 휴대폰으로 몇 컷 남겨본다.
한화 주최측 유튜브 실시간 영상으로 강변 가까이에서 펼쳐지는 불꽃은 탭에서 멀티 관람한다.
이번에 처음으로 플레이스토어/앱스토어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오렌지플레이]를 한화 측에서 제공해서 음악과 함께 불꽃을 즐길 수 있다 하는 안내를 받고 바로 설치했으나, 접속 장애로 중반 이후는 듣지 못해 아쉬웠다. 실시간 유튜브와는 약간 시차가 있어서 직관하는 불꽃과는 어긋나더라.
지저분한 유리창이 아닌 모기장을 열어 보니 좀 더 선명하다.
아침에 원효대교를 지나다보니 불꽃 장치를 설치 중이더니, 3년 만에 하는 불꽃축제라 행사 범위를 넓혔다한다.
종전보다 색상과 형태가 다채로워졌다.
다만 코로나19로 더 많은 국가들이 오진 않았다. 통상 4개국은 왔던 거 같은데, 일본, 이탈리아, 한국팀 연출이 펼쳐졌다.
비용도 상당하고 불꽃축제를 준비기간이 1년이라는 관계자 설명에 막판으로 치닫는 불꽃축제가 더욱 아쉬웠다.
화질은 좋지 않지만, 한국팀 불꽃축제 장면 일부를 영상으로 담아보았다.
파상 분수, 하늘로 높이 쏘아진 후 비교적 오랜 시간 한 자리에 머물고 있는 불꽃까지 녹화했으나 역시 눈으로 보는 것만은 못하다. 스마일과 하트 무늬도 담아봤는데 흐릿함이 아쉽다.
코로나19 극복을 하느라 힘들었을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평년보다 더 많은 비용을 들였다 한다. 매년 10월 첫 주 경 개최되는 세계불꽃축제는 한화에서 사회환원 차원에서 진행하는 행사이다.
코로나19로 요즘은 행사가 적긴 한데, 간혹 여의도가 아닌데 펑펑 터지는 소리를 듣곤 한다. 눈 앞에 화려한 무늬와 다채로운 색상을 보지 않는다면, 북쪽에서 무언가를 발사해서 나는 소리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펑, 펑' 소리가 날 때면 설마 아니겠지 하면서도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근원을 찾고자 분주해진다. 아직까지 다행히도 남산이나 다소 멀리에서 펼쳐진 불꽃축제을 확인하면 안도하곤 한다. 아직 전쟁 중인 국가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걸 모르는 채 지내다가도 가끔 환기시켜보는 계기가 된다.
붉게 타오르고 있는 장면 혹은 불꽃이 타고 남은 자욱한 연기가 사라지는 장면만 본다면 그 인근에서 폭발물이 터졌을 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계속 되고 있지만, 어두운 밤 폭발물 공격을 받은 지역을 보도하는 영상이 오버랩되는 건 비단 나만일까 싶다.
6‧25 때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화로운 일요일이었다한다. '펑, 펑...' 세계불꽃놀이축제를 하는 순간에 다른 차원의 폭발이 초래되지는 않기를 늘 염원한다. 가장 즐거운 때 또 다른 걱정이 다가올 거라는 불안감이 없이 온전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어야 할 텐데...(선인 말처럼,) 살다 보니 마냥 기뻐만 했는데, 무서워지는 경우가 생기더라.
여하튼 이날 불꽃축제는 여의도에 엄청 많은 쓰레기가 남겨진 것 이외에는 큰 사고 없이 잘 마무리 되었다한다.